(부경일보) 황현주 기자 = 여름 휴가철이 되면 전국 각지 고속도로 휴게소는 산과 바다로 떠나려는 행락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각 휴게소들은 관할 지역이 가지고 있는 특색에 따라 이색적인 먹거리들과 토산품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이는 휴게소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재미이기도 하다. 이에 <부경신문>에서는 경부·남해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가장 잘 나가는 먹거리를 소개해 여름휴가를 떠나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자 한다.

경부선, 미식가의 발길을 잡는 곳

부산~서울 간 416㎞를 오가는 경부고속도로는 폭 22.4m, 왕복4∼8차선 고속도로다. 천리길이다보니 언양․건천․경산․칠곡․추풍령․황간․금강․옥천․신탄진․죽암․청원․천안삼거리․입장․안성․죽전 등 총 15곳의 휴게소가 마련돼 있다. 이 가운데 건천, 죽전, 황간, 옥천휴게소 등 4곳에는 맛을 좀 본다하는 미식가들이 일부러 찾아서 가는 곳으로까지 소개되고 있다.

건천휴게소(부산방향)는 ‘누구나 돌솥밥’이 가장 많이 판매되는 음식이다. 이 메뉴는 올해 1월 맛 좋고 가격이 합리적인 ‘고속도로 휴게소 대표음식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비빔밥에 흔히 들어가는 콩나물 등 7가지 나물류와 다진 쇠고기, 계란지단으로 구성된 이 메뉴는 빠른 시간 내에 목적지에 도착하고자 하는 관광객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또한 후식으로 곁들여 나오는 수정과와 조화가 어울린다는 평가다.

죽전휴게소(서울방향)는 ‘죽전 임금갈비탕’이 인기를 끌고 있다. 깊고 깔끔한 국물 맛이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큼직한 갈빗대는 먹는 사람의 눈길마저 사로잡고, 갈비탕의 핵심인 국물 맛을 내는 무와 환상의 조합을 자랑한다. 이 메뉴는 한국도로공사가 선정한 가격이 합리적인 음식 명단에서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황간휴게소(서울방향)는 돼지김치찌개가 일품이다. 묵은지의 깊은 맛과 돼지고기의 쫄깃한 식감이 하모니를 이뤄 얼큰하고 시원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황간휴게소를 무심히 들른 관광객들로부터 ‘가격과 맛이 착한 음식’으로 극찬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옥천휴게소(서울방향)는 ‘한방닭곰탕’이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한방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인삼과 대추․은행 등 재료가 들어가며, 푹 고은 닭 한 마리의 구수함이 잘 살아 있다는 평가다.

남해선, 평범함 속 숨어있는 비범함

전남 영암~부산 만덕 간 273.1km를 오가는 남해고속도로는 왕복4차선 고속도로다. 500리길인 이 고속도로에는 진영․함안․문산․진주․사천․섬진강․보성녹차․영암 등 모두 8곳의 휴게소가 들어서 있다. 이 중 진주(진영), 진영(순천), 문산(순천), 섬진강(부산) 등 4곳 휴게소의 음식 맛이 좋단다.

진주휴게소(진영방향)는 ‘수라방해물순두부’가 유명하다. 이 메뉴는 친환경 파주 장단콩을 100% 사용하고 있으며, 보들보들한 순두부와 새우, 낙지 등 해산물이 풍부해 고소하면서도 얼큰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진영휴게소(순천방향)는 ‘영양가마솥 비빔밥’이 자랑이다. 이 메뉴는 밥을 가장 맛있게 짓는 무쇠가마솥만의 장점을 이용해 밥 자체의 구수한 맛과 더불어 갖은 야채와 계란 노른자의 담백함이 환상의 콜라보를 이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다. 특히 가마솥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누룽지를 긁어먹는 재미까지 경험할 수 있다.

문산휴게소(순천방향)는 ‘비빔된장찌개’가 이색적이다. 구수하고 들큼한 강된장에 야채를 넣은 비빔밥이 함께 궁합을 이룬 것으로, 야채와 해산물로 맛을 낸 강된장 맛은 도심 속 여느 식당에서 파는 강된장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섬진강휴게소(부산방향)는 ‘김치찌개’ 맛이 좋다. 여타 식당에서 팔고 있는 김치찌개와 별 다를 것이 없는 이 메뉴는 그렇기 때문에 부담 없이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이처럼 고속도로 휴게소는 비록 짧게 쉬어가는 곳이지만, 긴 여정을 떠나는 시간을 더욱 알차게 해준다. 단순한 휴식공간의 개념을 넘어서 여행자들에게 안전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 정과 추억까지 동시에 쌓게 해주는 공간으로 점점 탈바꿈되고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여행 목적지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먹거리의 추억 속으로 빠져보는 재미 또한 어떨까.

황현주 기자  hhj25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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