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국비미배정으로 사업비 271억원 전액 떠안아

이진복의원, 주민들에겐 오랜 숙원사업... 중단 안 돼

서병수전 부산시장 “운영비는 철도공단의 몫... 시, 책임있는 행정해야 ”

(부경일보) 손연우기자= 동해선 부산 원동역사 건설이 2020년 완공을 앞두고 난항이다. 당초 예상보다 사업비가 더 늘어난데다 완공 후에도 운영손실금이 들 것으로 판단, 이에 시는 올해 투입할 예산 45억원을 추경에 반영하지 않고 사업 전면 재검토에 나섰다.

사태의 원인은 해당 사업이 ‘국비지원기준’에 미달돼 철도가 국가시설임에도 국비 투입 없이 전액 시에서 부담하는 것으로 계획이 변경된 것.

지난 13일 시에 따르면 이번 사업을 두고 감사를 진행한 결과 사업비와 적정성 검토에 소홀했다고 판단해 사업 재검토에 나서면서 관계자들을 문책했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총사업비와 관련해 공단이 산정한 사업비는 271억원, 시는 188억원으로 서로 83억 원이나 차이가 났다. 현재까지 투입된 시비 143억원을 제외하면 완공 시까지 총 128억원을 더 부담해야 된다.

시 관계자는 “당초 담당자들은 근거없이 국비투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사업을 추진한데다 완공 후 연간 3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예상됨에도 충분한 검증없이 진행했다”고 말했다.

앞서 원동역 건설사업은 거리가 2.3㎞에 불과한 재송역∼안락역 중간에 역을 지어 수익성이 없다는 논란이 제기 된 바 있다.

시의 이번결정을 두고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형성돼 있어 교통 체증이 심한 가운데 철도 역사가 들어서게 되면 이용할 잠정 세대수가 만만치 않다.

철도시설공단 강영일 이사장은 “원동역을 이용할 1만 8000여 세대, 6만여 주민들의 교통난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이진복 의원(동래구)은 “확실히 결정된 바 없는 일에 언론이 앞장서 주민들의 근심을 깊게 만들고 있다”며 언론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이 의원은 “애초 시 담당자들은 국비투입이 가능하다고 해 추진했다가 전액 시가 부담하게 되는 과정에서 관계자들의 불찰도 있었지만 이미 수 백 억이 투입된 이번 사업을 중단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일 뿐 아니라 정치적인 의도가 다분히 깔려있다”면서 “지역민들의 오랜 숙원 사업인 만큼 중단 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서병수 전 부산시장은 “원래 광역철도였던 동해선을 서 전 시장이 국회의원 기재위원장 당시 국철로 전환해 철도를 전철화시키는 작업을 해왔고, 이 후 공사비는 시에서, 운영은 철도공단에서 부담하라는 것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운영비를 시가 떠안은 부분에 대해 서 전 시장은 “운영은 철도공단에서 하는 것인데 운영비는 철도공단이 감당하도록 시가 노력해서 만들어내야 되는 부분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의 시장 때 진행됐던 사업이라고 해서 현 시측이 방관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철도시설물류과 담당자는 “완공 후 운영은 철도공단 측이 하지만 사업은 부산시가 원해서 진행했던 것이라 원인자부담원칙에 의해 시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전 시장은 “철도 측과 시측의 사업비와 운영비 관련은 계약관계에서 시 측이 유리한 쪽으로 계약을 끌어와 사업은 차질없이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사업성이 부족하더라도 어렵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현장여건과 민원, 시정상황을 잘 살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원동역은 애초 계획에는 없던 역이었지만 원동역 일대에 대규모 주거 단지가 있는데다 원동 IC와 인접해 늘 교통정체가 심각한 탓에 뒤늦게 추가건설이 확정됐다.

원동역은 지난 2015년 7월 착공, 오는 2020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중이며 해운대구 재송동과 동래구의 안락역 사이에 수영강 상부에 원동교와 나란히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형태로 건설 중이다.

원동역은 바다와 가까워 역사와 승강장의 지붕·외벽은 염해에 강한 징크와 티타늄 재질의 금속패널을 사용하고 역사는 LED 야간경관조명을 도입해 수영강의 또 다른 볼거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앞서 지불한 사업비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올해 추경에 반영되지 않은 가운데 공사가 중단될 위기에 당면해 향후 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손연우 기자  newspit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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