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들에게 인사 한마디

참으로 짧고도 긴 세월, 길고도 짧은 시간이었다. 시의회에서 보낸 지난 16년을 돌이켜보니 만감이 교차하지만 그동안 진정성을 가지고 열심히 일했기에 후회는 없다. 잘한 일 보다 아쉽고 부족했던 일들도 많았다. 하지만 굵직굵직한 지역현안 해결과 자치발전에 일조했다는 것에 시의원으로서 큰 보람과 긍지를 느끼기도 했다.

이제 2년간의 의장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왔다. 의장을 맡으면서 시민들께서 바라는 그런 표상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우리 의원들을 잘 추스려서 7대 후반기를 잘 마무리 해왔다고 생각한다. 7대 후반기가 여러 가지로 많은 일들을 해왔고, 부산 시민들께서 저희들에게 주는 격려와 응원의 말씀이 시정을 잘 이끌어 나가는 큰 원동력이 됐다.

주변에서 아쉬움이 없느냐고도 하지만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도 있듯이, 아름답게 마무리를 할 수 있게 된 지금이 정말 행복하다. 마지막까지 저희들이 최선을 다해서 7대 후반기가 잘 꾸려져 완벽한 의회를 마무리 할 것이고, 47명의 의원들 중 사퇴를 한 몇몇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과의 빈 공백을 잘 메워, 흐트려짐 없는 시의정을 펼쳐가도록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동안 저희 부산시의회를 아끼고 사랑해 주신 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후반기 의장 2년을 두 달 남겨놓고 있다. 의장으로써 직무를 잘 하셨는지

항상 돌이켜보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민들을 위해서 여러 가지 일들을 해왔다고 자부할 수 있다. 4선 시의원으로서 끊임없는 대화와 유연한 소통 속에서도 확고한 원칙과 상식을 지키는 것만이 우리 의회가 시민들로부터 보다 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후반기 의회를 개원하면서 시민 여러분께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의정을 펼쳐 진정한 민의의 대변자로서 참다운 시민의 대표기관이 되겠다는 약속을 드렸다.

그 약속에 힘입어 여러 가지 활약들과 큰 성과들을 냈었고,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 속에 시민 행복을 증진 시키고 상생의 길을 찾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의장으로서의 성과

의장으로서 가장 큰 성과라면 아무래도 무상급식과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해묵은 갈등을 해소한 것으로 손꼽을 수 있다. 단순히 갈등을 원만히 해결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당시 합의는 이후 집행부와 의회가 지속가능한 상생과 실질적 협치로 나아가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가 의장에 있는 동안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정국과 조기 대선이라는 국가적 혼란을 겪었고, 조선업 불황과 한진해운 파산 등 극심한 경기침체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낸 거 같다. 그래서 애초에 계획했던 구상들을 온전히 펼쳐 보이지 못한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의정활동의 내실화를 기하면서 적지 않은 성과도 얻었다고 자부한다.

현안에 대한 해결책은

지금은 '빠른' 해법보다 '바른' 해법이 필요한 때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실적에만 매달리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지역경제의 전반적인 체질을 개선하고 서민 경제를 튼튼히 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자 힘썼다.

부산은 지금 저출산·고령화, 청년 일자리 등 쉽사리 돌파구를 찾기 힘든 수많은 난제들에 직면해 있다. 그동안 의회에서는 이런 다양한 과제들을 미리 발굴해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해결책들을 모색하고, 나아가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의 틀을 새로이 가다듬는데 모든 의정역량을 집중해왔다.

특히 청년일자리 문제에 관해서는 서병수 시장과 함께 투톱체제로 협력하여 잘 이끌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무언가 특별하게 산출물을 내놓아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당장 눈에 보이게 들어나는 것 보단 조금 더 시차를 두고 들어날 것이라는 생각에 조금 부족하다고 여긴다.

또한, 서민경제에 관해서도 큰 관심을 가지고 지역 중소상인들을 만나 불편한 점이나 개선할 점을 찾아 특별지원을 하면서 앞으로 미흡한 부분은 더 채워나갈 생각을 가지고 있다.

모든 순간이 변화의 변곡점인 시대인 만큼 향후 제8대 의회에서 모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길 기대해 본다.

금정구 당협위원장이라는 중책

지난 1997년 처음 정계에 발을 디딘 후, 지금껏 20년 넘게 금정구 지역에서만 활동해 왔다.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오면서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했고, 낡은 것, 관행적인 것, 불편한 것들을 하나둘 깨어 왔다. 이 모든 것은 오로지 ‘주민’이라는 기치 아래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금정구의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한 것이었다.

어렵고 힘들 때도 많았다. 가장 큰 위기는 지난해 탄핵에 이은 탈당 사태가 아니었나 싶다. 당시 진정성을 담은 보수(補修)로 진정한 의미의 보수(保守)로 거듭나야 한다는 생각에 탈당 대신 잔류를 선택했다. 정치인 개인으로서의 유‧불리를 떠나 그것이 저를 지지해 준 주민들에 대한 도리이고, 시의회 의장의 주어진 책임이자 의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현역 시의원으로서 처음으로 지구당 당협위원장이라는 중책까지 맡게 됐다. 현역 시의원으로서 일개 구에 당협위원장을 맡은 사례는 거의 없었다. 그 일이 나에게는 앞으로 정치적으로 큰 디딤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발 두발 남들보다 더 뛰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힘이 들지만 그만큼 큰 보람도 가지고 있다.

의정활동중 보람됐던 순간이 있다면

우선 눈에 들어나는 일보다는 곧 개통이 될 산성터널 접속도로 지하화를 이끌어 낸 것이다. 접속도로가 지상 30m 고가도로였는데 지하화를 하면서 시에서도 예산을 약 5천억 정도 투입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 금정을 황폐화 할 수 있는 길이고 지역상권이나 우리 주민들의 삶의 질을 상당히 저해한다고 생각해서 이것을 지하화로 만드는 것에 총력을 다하였고 곧 개통이 될 예정이다.

또한, 온천장역 주변 상권을 살리기 위해서 온천장 지하철역 출구 간 도로 확장을 해서 용도를 바꾸어 서민들의 삶이 윤택해지고, 많은 주민들이 찾을 수 있는 생활공간으로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의장으로서 부산시 산하기관들을 돌아보면서 각각의 맡은 일에 대한 조언 한마디

현재 부산시 산하에는 6개 공기업과 15개 출자·출연기관이 있다. 하지만 이 기관들은 시의회 행정사무감사를 받지 않는다. 이들 기관에 투입되는 예산은 시민의 세금인데도 시민의 입장에서 정확히 진단하거나 감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동안 과도한 부채, 낙하산 인사, 과다한 복리후생, 방만한 예산 결산 심의, 부실한 경영평가 등을 포함해 시의 관리감독 부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제가 불거졌다. 제대로 된 감시와 견제를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시급히 도입해야겠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스스로 잘못된 관행을 타파하고 쇄신하려는 산하기관들의 인식 대전환이 더욱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

또한, 우리 시민들도 출자·출연기관의 행정이 집행부와 의회에 대한 여러 가지 신뢰가 구축될 수 있는 그런 하나의 기관이라고 생각해주시고, 기관들에 대해서는 하나의 구성이 전체 다를 끌어나갈 수 있는 책임감을 가지고 역할들을 해줬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더더욱 소통이 잘되고 인정받는 부산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청렴한 것을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어 가는 것, 누구보다 공직자가 앞장서서 만들어 가야한다는 것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16년간 계속 이어져서 시의정을 맡아왔고, 2년간 시의장직을 마무리 잘하고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고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한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는 이제 제7대 시의회 후반기 의장을 끝으로 소임을 마친 만큼, 당분간은 홀가분하게 푹 쉬면서 마음의 여유를 좀 가져볼 생각이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들을 정리해 보고, 바빠서 미뤄뒀던 가족들한테도 점수 좀 따야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다음에는 본업이었던 경영현장으로 되돌아가고 싶다.

또 다른 역할이 주어지고 제 경험과 힘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결코 피하지 않고 우리 부산, 우리 금정구를 위해 적극 봉사해 보겠다는 마음도 가지고 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방자치는 정말 험난한 가시밭길을 걸어 오늘에 이르렀다. 과거보다 현재가 행복하고, 현재보단 미래가 더 행복한 부산을 만들기 위해 진력했다. 이제 부산은 더 안전하고, 더 풍요롭고, 더 행복한 도시가 되어야 한다.

더 이상 한 사람의 힘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혼자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고, 넘어야 할 산도 높기 때문에 먼저 손 내밀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모두가 함께 '부산발전'과 '주민행복'이라는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항상 동행하겠다.

또한, 믿어주시고 저희들에게 사기를 많이 북돋아 주신 우리 시민들께 먼저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많은 관심과 사랑이 있었던 만큼 해내지 못했던 일들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꾸준히 시정발전에 온기를 불어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앞으로 새로 오시는 의원님들께서도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원로로서의 역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시민 여러분께서도 부산시의회에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보내 주시고, 애정 어린 충고도 보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또한, 우리 금정구민들께는 지나왔던 16년간의 시정을 마무리하고 금정구민들의 품속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이후, 조금 휴식을 가진 다음 운동화를 신고 직접 골목골목을 다닐 예정이다. 직접 다니면서 서민들과 소통하며, 골목정치를 통해 금정구민의 삶을 향상시키고 상생하며, 형식적이었다고 생각했던 내 생각들을 변모하는 좋은 기회로 삼고자 한다. 나도 그 생활이 기대가 되고 우리 주민들을 만날 생각에 늘 가슴 벅찬 날들을 보내고 있다.

끝으로, 이번 지방선거는 피폐해진 지역 경제와 문화를 되살리고, 나아가 중앙과 지방의 균형발전을 위한 국가적인 모멘텀이 되어야 한다. 흔히 "대통령은 국민이, 국회의원은 시민이, 지방단체장과 지방의원은 주민이 뽑는다"고 하는데 무엇보다 보수-진보라는 대립구도에서 벗어나 밑바닥 민심(民心)을 정확히 읽어야 한다고 본다.

한상희 기자  sh@b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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