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일보) 박찬제 기자=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정책 급제동

IMF “2년만에 최저임금 30% 인상은 어떤 경제도 감당 못해”

중소기업 69% “내년 최저임금 동결해야···”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정책으로 인해 도·소매, 음식·숙박업, 자동차 부품 제조업 등의 고용률이 떨어진 것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이로써 최저임금을 1만 원대로 끌어올린다는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에 급제동이 걸렸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최저임금 영향 분석 토론회’에서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공단 내 중소 제조업,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94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면접조사 결과다.

영세업자, 가장 먼저 ‘휘청’

 이날 발표에 따르면 2년간 최저임금이 30% 가량의 급격히 인상됨에 따라 영세업자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영세업자들은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을 1주일 15시간(주 5일 기준 하루 3시간 근무)으로 단축하고 비는 시간을 업주 본인이나 가족이 대체했다.

임금 부담으로 가족노동이 확대된 것. 이에 그치지 않고 근로자 수를 줄인 사업체도 존재했다. 이들은 근로시간을 줄이고도 임금 부담이 심해 사람을 내보낸 것이다.

실제 고용시장은 이날 발표한 내용보다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대상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폐업한 영세업자는 제외됐기 때문이다.

또한 근로자도 임금을 받는 대상으로 한정해 조사했다. 즉 최저임금 인상으로 실직한 근로자들은 제외된 것. 반면에 공단 내 제조업체들은 고용 감소보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했다.

제조업의 경우 숙련 근로자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인원감축보다는 근로시간을 단축을 선택한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표한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노용진 교수는 “공단 내 중소제조업의 경우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받았던 근로자들도 꽤 많이 존재해 최저임금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며 “고용을 줄이는 경우도 있었지만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밝혔다.

IMF의 정확한 분석, 중소기업중앙회도 같은 의견

고용노동부의 발표가 있기 전 지난 14일, 타르한 페이지오글루 IMF(국제통화기금) 한국미션단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페이지오글루 단장은 “최저임금이 2년간 30% 가량 인상되면 어떤 경제라도 감당하지 못한다”며 “2018년도 최저임금을 16.4% 올린 건 그렇다 쳐도 그 상황에서 2019년도 최저임금을 10.9%나 올린 건 과도했다”며 일침을 가했다.

이어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이 감소하고 경제가 필요 이상의 충격을 받았다”며 “최저임금 인상률을 노동생산성 내에서 묶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최저임금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지난 23일 ‘2020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중소기업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최저임금이 높다고 응답한 기업이 62.6%로 과반수를 넘었다. 또한 응답 기업의 69%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이렇게 높은 비율로 중소기업인이 최저임금 동결을 호소한 적은 없었다"며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 수준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경제·고용에 미치는 영향과 경제 주체의 부담 능력, 시장에서의 수용성을 고려했으면 좋겠다”고 밝혀 정부의 결정이 주목되고 있다.

박찬제 기자  a4768159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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