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집안 NC, 중위권 수성도 위태한 롯데

(부경일보) 최상인 기자 = 올해 시즌 프로야구는 팀당 70경기 가량을 소화한 가운데 ‘낙동강 라이블’인 롯데자인언츠는 현재 10개 팀 가운데 7위, NC 다이노스는 2위를 각각 마크하고 있다. 

두 팀의 상대 전적 또한 NC가 6승 1패로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는데, 잘 나가는 NC와 가을야구도 위태한 롯데를 전격 비교해 봤다. 
 
지난 2011년 NC다이노스가 경남 창원에 둥지를 틀기 전까지만 해도 창원(마산)은 롯데의 연고지였다. 자연스레 경남지역 주민들은 롯데를 응원했고 롯데도 한 시즌에 2~3차례 마산구장을 방문해 홈경기를 치뤘다.

NC가 프로 1군에 첫 발을 내디뎠던 2013년, NC는 그 해 52승 4무 72패로 9개 팀 가운데 7위로 시즌을 마쳤다. 당시 야구 관계자들은 신생팀 NC가 꼴찌를 하지 않고 7위로 시즌을 마감한 것만으로도 굉장한 수확이라고 했다. 참고로 2015시즌부터 1군에 뛰어든 KT 위즈는 10위로 최하위를 기록하며 시즌을 마쳤다.

NC가 1군 무대에 첫 선을 보인 2013시즌부터 부산․경남 지역에는 롯데와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며 팬들도 서서히 나뉘기 시작했다. 다행히 2013시즌 롯데는 5위로 시즌을 마치면서 체면치레(?)는 했지만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했다.

2013시즌 롯데 vs NC 상대전적…‘8승 2무 6패’ 롯데 우위

양팀 주요선수 성적 비교

(투수)

(타자)

2014년부터 극명하게 갈렸던 두 팀의 운명

1군 무대 2년째를 맞은 NC는 2014시즌을 시작하기 직전 두산에서 이종욱과 손시헌을 FA로 영입했다. 리드오프와 주전 유격수를 갖게 된 NC는 시즌 초반부터 무서운 기세로 삼성, 넥센에 이어 70승 고지에 오르는 놀라운 성적으로 시즌을 3위로 마치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2014시즌 기록을 살펴보면 롯데는 용병 투수 유먼(12승), 옥스프링(10승), 장원준(10승) 등 3명의 10승 투수를 배출해 냈지만 투수진의 평균자책점이 5점대를 넘어서며 마운드 운용이 어려웠던 것을 대변하고 있다. 

NC도 용병 투수 찰리(12승), 이재학(10승), 해커(8승) 등 선발진을 갖추며 분전했지만 평균자책점은 롯데와 마찬가지로 높았다.

NC 나성범. (사진제공=NC다이노스)

하지만 양 팀의 시즌 성적이 극명히 갈렸던 이유는 중심타선의 무게감이었다. 롯데에는 양 팀  통틀어 최고 타율을 보여준 손아섭이 건재했지만 장타력에서 NC의 나성범(30홈런), 테임즈(37홈런), 이호준(23홈런)이 이끄는 중심타선을 따라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같은 해 롯데는 지난해 팀을 떠난 홍성흔의 빈자리를 채울 4번 타자가 절실했다. 롯데 구단은 롯데에서 두산으로 보냈던 최준석을 FA로 4년 35억 원에 다시 영입하고, 루이스 히메네스를 용병으로 데려오면서 중심타선을 강화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시즌 58승에 그치며 지난 시즌보다 하락한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롯데의 연이은 플레이오프 탈락의 순간이었다. 그 결과 뿔난 롯데 팬들 사이에서는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롯데 최준석. (사진제공=롯데자이언츠)

몇 년간 가을야구를 애타게 기다렸던 롯데 팬들이 부산에서 불과 40km 남짓한 거리에 있는 마산야구장으로 모여들기 시작한 것이다. 부산시민들은 특정 팀을 떠나 야구자체를 좋아했고 야구가 보고 싶은 것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NC의 첫 포스트시즌은 상대는 LG 트윈스였다. NC는 준 플레이오프에서 LG를 맞아 포스트시즌 첫 승을 거두기도 했지만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하지만 부산. 경남지역 야구팬들은 NC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경남지역에서 그토록 보고 싶었던 가을야구를 볼 수 있게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2014시즌 롯데 vs NC 상대전적…‘8승 8패’ 동률

양팀 주요선수 성적 비교

(투수)

(타자)

질주본능 NC, 멀게만 느껴지는 롯데

2015시즌 NC는 팬들에게 다시 보답했다. 제10구단 KT의 가세로 더욱 치열한 순위 경쟁이 예고된 2015시즌. 하지만 NC는 아랑곳하지 않고 시즌 84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하면서 시즌 2위로 정규 시즌을 마감, 또다시 팬들을 가을야구로 초대했다.

하지만 롯데는 NC와 정반대의 길을 걸으며 벼랑 끝까지 떨어졌다. 10개 팀 가운데 8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로 또다시 가을과는 멀어져 간 롯데에게 긴 시간 희망을 가졌던 팬들마저 창원행 버스를 타게 만든 것이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NC는 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며 한국시리즈까지 넘봤지만 아쉽게 두산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5차전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보여준 NC에게 팬들은 지난해보다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2015시즌 롯데 vs NC 상대전적…‘5승 11패’ NC 우위

양팀 주요선수 성적 비교

(투수)

(타자)

롯데는 2015시즌을 앞두고 용병 3명을 모두 교체하는 카드를 꺼내면서 린드블럼(13승), 레일리(11승)를 얻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까지 마무리 역할을 해주던 김승회가 부진의 늪에 빠졌고, 좌완 에이스 장원준 마저 FA 자격을 얻어 두산으로 이적하면서 롯데의 마운드강화는 쉽지 않았다. 시즌 내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했던 심수창이 5세이브로 팀 내 최다 세이브라는 것에서 여실히 증명됐다.

롯데 린드블럼. (사진제공=롯데자이언츠)

타선에서도 롯데 강민호가 타율 3할, 35홈런을 때리면서 완벽 부활했지만 NC 나성범이 홈런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강민호에 앞섰다. 또 프로야구 최초 40-40클럽(한 시즌 40홈런 40도루)을 달성한 NC 테임즈와 아두치는 비교 대상이 되지도 못했다.

자존심 상한 롯데, 올 가을에는 ‘낙동강 더비’ 열릴까?

2016프로야구 시즌이 절반을 넘어선 상황에서 2위 NC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무리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7위 롯데는 고민이다. 최소한 5위로 시즌을 마쳐야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5위 기아와 0.5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충분히 노려 볼만하고 시즌 전 윤길현과 손승락을 FA로 영입하면서 확실히 불펜을 보강했다. 타선에서도 타격 2위 김문호가 테이블세터로 나서며 중심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년 연속 NC에게 밀리며 자존심이 상할 때로 상한 롯데. 올 시즌도 NC를 잡기는 쉽지 않아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롯데가 NC와 단기전 포스트시즌에 맞붙는다면 한번 해 볼만하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올 시즌 9번을 더 맞붙어야 하는 롯데와 NC. 낙동강 전선에서 자존심을 걸고 펼치는 두 팀의 결말이 기대된다.

최상인 기자  tkddls84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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