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일보) 손연우 기자=

지난 5일 경북 문경에서 불법의료폐기물을 보관한 창고가 발견됐다. 최근 몇 달 새 이 같은 창고가 6곳이나 잇따라 발견되면서 인근 시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놀라운 것은 그간 발견된 6곳 불법 보관 창고의 의료폐기물들은 모두 (주)아림환경의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

아림환경의 불법의료폐기물 방치 창고가 1차로 발견된 곳은 경북 고령군이다. 고령군에서 3곳이 차례로 발견된 이 후 대구, 통영, 김해에 이어 6차가 문경에서 발견된 것이다.

의료폐기물을 모아 소각하는 업체인 아림환경은 전국 13개의 의료폐기물 소각업체 중 한 곳으로, 이들 13개 업체들이 전국의 의료폐기물 전량을 취급하는 것으로 볼 때 지금까지 발견된 불법의료폐기물 보관창고 외에도 전국적으로 다수 퍼져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의료폐기물은 위해 및 일반의료폐기물은 5일, 격리의료폐기물은 2일 이내에 냉장보관 상태에서 소각처리 돼야 하는 특수한 관리를 요하는 폐기물로, 폐기물관리법에 의해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아림환경은 이를 위반하고 의료폐기물을 모아 창고에 보관한 것인데 2차 감염 등의 심각성을 감안하면 이는 주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범죄가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아림환경은 불법창고에 보관 돼 있던 의료폐기물을 국가 폐기물종합괸리시스템인‘올바로시스템’에는 전량 소각처리를 완료한 것으로 입력, 전산망 상에는 없는 폐기물이니 이에 대한 관리감독 자체가 불가능하다. 아림환경의 이같은 행위는 명백히 국가전산망과 그 운영을 방해하고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것이다.

한편 최근 5년간 아림환경은 경고, 개선명령, 일시적 영업정지 등 12개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행정처분 내역에 따르면 수질오염물질을 무단으로 방류하고 CO2, HIC(염산), Nox(질소산화물)를 허용기준치를 초과 배출했다. 이에 따라 경고, 개선명령, 일시적 영업정지 등으로 관리·감독기관에서 내린 처분은 솜방망이 수준이다.

법을 무시하고 관리감독기관을 무시하는 듯 지속적으로 불법을 자행하고 있는 아림환경에 대해 관리감독기관은 도대체 무엇을 감독하고 관리하고 있는지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대목이다. 장기간 불법으로 의료폐기물을 적재한 창고가 연이어 발견되고 있지만 대구지방환경청, 영산강유역환경청,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뒷짐 지고 않아 탁상행정만 하고 있는 모양이다.

담당자들은 법과 지침에 따라 정당한 처벌과 처분을 내린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이 후 국민의 안위는 누가 보장한다는 건가. ‘국민의 안위’에 대해 관계부처 담당자도 국민의 한사람으로 예외일 수 없을 것인데 말이다.

아림환경 관계자들 역시 이러한 문제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인데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이들을 보면서 어리석기 그지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심각한 환경오염이 인류의 생명을 위협해오고 있는 지금이다. 전 세계가 환경문제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만행을 저지르는 업체는 이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말아야 될 것이 아닌가.

해결할 수 있고 개선될 수 있는 부분에서도 자신의 배만 불리는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남을 해하고 결국에는 자신의 생명마저도 위해할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관계부처 역시 뒷짐 지고 앉아 펜대만 굴리는 탁상행정으로 ‘사회악’에 간접적 동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사라져야 할 이들에게 오히려 '배짱 영업' 행위를 부추기는 꼴이 되는 것은 아닌지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

나아가 국민의 생존권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법과 지침이라면 더 이상 존재의 의미는 상실된 것이다. 없애든 갈아엎든 관계자들은 각성하고 속히 해결하길 바란다.

손연우 기자  newspit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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